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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허브나 약초를 키우고 싶어 그런데 어떻게 시작해야 하지? 

혹시 그런 고민을 하고 계시다면 제가 드리는 팁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지 않을까요.

 

올해 처음 키워 본 옥시페탈룸

최근 근 두달을 가던 긴 장마가 끝나고 하우스에서 고생하던 라벤더를 부랴부랴 바깥으로 내어 심었어요. 

그러나 열흘도 되지 않아 모두 말려 죽였답니다.

 

이쯤되니 제가 너무 쉽게 생각하고 심었구나 반성하고,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기 위해 이 글을 써봅니다.

 

장마 후 노지 참외 밭 혼자 먹긴 많으므로 남는 것은 로컬 판매 예정이다.

1. 왜 키우는 것인가?

  식물을 심기 전에 내가 왜 키우려고 하는지 의도를 분명히 해야 합니다. 

  목적에 따라 작물과 키우는 방법이 달라질 수도 있으니까요.

 

  ▶ 나/내 가족을 위한 약초 또는 허브를 심을 것인가?

  ▶ 도매/소매 판매를 목적으로 하고 있는가?

 

보통은 위 두가지로 나뉘지만 제가 생각하지 못하는 다른 의도가 있을 수도 있겠지요.

식물을 심으려고 하는 이유가 무엇이든 먼저 그것을 확실하게 정하고 시작한다면, 목적을 분명히 알고 있다는 이유하나만으로도 재배 계획을 짤 때 좀 더 길을 찾기 쉬울거예요.

 

그늘과 습도 놓은 곳을 좋아하는 양하 내 키보다 크다.

2. 어디에 키울 것인가?

  약초/허브를 키우기 위해 준비된 땅이 있다면, 땅의 성질을 먼저 생각하고 그 땅에 맞는 작물을 키워야 합니다. 이것은 아주 당연한 이야기지만 의외로 생각치 못하시는 분들이 꽤 많아요.

 

  가령

  ▶ 약용식물의 일종인 천궁은 건조하고 온도가 높은 것을 싫어합니다. 온도가 30도 이상 올라가면 죽지는 않지만 잎이 노랗게 변하다 못해 까맣게 타버리기도 합니다. 반면 미나리과 식물이어서 물을 좋아하고 서늘한 것을 좋아하지요.

  ▶ 어성초는 땅속 줄기로 번식을 합니다. 건조나 습한 것 따지지 않고 잘 자라지만, 너무 잘 자라는 탓에 땅을 망치는 식물로 기피되기도 합니다. 어성초를 심을 곳이 주말농장이나 텃밭이라면 어성초가 주위까지 침범하지 않도록 잘 살펴야 합니다.

  ▶로즈마리는 씨앗보다 물꽂이가 잘 되는 허브입니다. 하지만 땅에 심었을 때는 과습을 싫어하고 통풍이 잘 되는 곳을 매우 좋아합니다. 

  ▶라벤더는 미친듯이 가지를 뻗어 풍성하게 자라므로 과습과 통풍에 신경을 써야 해요.  전정을 할 때는 해당 줄기의 깊은 곳까지 잘라 바람이 잘 통하게 하는 것도 방법이예요.

 

  내가 심을 작물이 내 땅의 환경에 맞지 않는 경우 인위적으로 작물에 맞춰 땅을 조성할 수도 있습니다. 가령 물을 싫어하는 작물의 경우 배수로를 깊게 파고 이랑을 높인다거나, 새 흙을 부어 토질을 개선시킨다거나 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해요. 그늘을 좋아하는 작물을 심고 싶지만, 햇살이 바로 쐬이는 곳이라면 그늘을 조성해 주는 것도 방법이지요.

 

  땅이 없는 경우에는 화분이나 텃밭 박스 같은 용기에 재배 할 수도 있어요.

  화분이나 텃밭 박스는 내가 심을 작물에 맞춰 환경을 조성하면 됩니다. 

 

혼자서 열일하는 골든베리. 심어만 놓으면 여름부터 계속 따 먹을 수 있다.

3. 식물 재배 시 투자 되는 인력과 금액은 어느정도일까요?

  가정에서 취미로 하나 둘 키울 것인지, 판매를 목적으로 키우느냐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생각치 못하고 있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특히 제 주위의 아저씨들 중에는 본인의 농사일에 당연히 와이프도 같이 하겠거니 하고 생각하고 부인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일을 진행하는 경우도 많이 보았어요.

 

  ▶ 일을 혼자 할 것인가? 도움을 받을 것인가?

  ▶ 하루 중 얼마나 식물 키우는 데 투자할 것인가?

  ▶ 식물을 키우기 위해 금전적으로 얼마나 투자를 할 것인가?

 

 일을 혼자할지 같이 할지에 따라 농사의 규모도 달라지고, 투자시간에 따라 식물을 키우는 방식도 달라집니다. 예를 들어 잡초 제거를 위해 멀칭을 할 것인가, 손으로 뽑을 것인가? 제초제를 뿌릴 것인가? 등의 차이인거죠. 물론 이러한 것은 아주 단편적이고 기본적인 것이지만, 이것 하나에도 인력과 시간과 금액에 대한 것이 차이가 나는 것입니다.

 

특히나 요즘처럼 식집사니 반려식물이니 하는 등의 용어가 생기면서 식물재배가 하나의 산업이 되고, 농사가 그 시장이 되는 때라면 더욱더 이러한 것들에 대한 고려는 필요합니다. 괜히 농사지어 농기계 회사, 농약 회사 먹어살린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게 아니죠.

 

또한 허브/약초를 씨앗으로 키울 것인지? 모종 혹은 성체를 키울 것인지에 따라 금액과 시간차이가 엄청나게 나기도 합니다. 시간이 충분하고 가꿀 자신만 있다면 씨앗에서 성체로 키워 내는 것도 한 방법이죠.

 

말아먹은 포포나무. 초기에 실생을 심었더니 열매가 제대로 맺지 않음. 나무하나가 밭이 되어 매년 베어내기 바쁘다. 정보 부족의 폐해.

4. 어떤 작물을 심을 것인가?

  식물을 처음 키우는 분이라면, 미리 키우고 싶은 식물을 정했을 수도 있고, 막연히 키우고 싶다는 생각만으로 시작할 수도 있습니다. 키우고 싶은 식물이 있다면 식물에 맞춰 위의 조건들을 정하시고 그게 아니라면 내게 맞는 식물을 찾아 키워야 하겠지요.

 

  ▶ 한해살이/여러해살이

  ▶ 채소/허브/약용식물/꽃식물

  ▶ 내가 사용할 것인지/판매용으로 키울 것인지

 

  여러가지 고려사항들이 있을거예요. 잡초에 취약한지 그냥 던져둬도 잘 자랄 것인가, 물을 좋아하나 싫어하나, 내가 잘 돌볼수 있나 없나? 관상용을 원하는지 식용을 원하는지, 판매용이라면 판매처는 있는지 어떻게 팔 것인지 등등

 

  땅은 있지만 놀리긴 싫고, 가꾸기는 힘들고 하는 분들은 대부분 여러해살이지만, 잡초를 잘 이기고, 한두해만 잡초를 제거해주면 꾸준히 소득을 주는 작물을 많이 찾더라구요. 채소 중 그런 작물은 고사리가 있지요. 원예식물로는 많을겁니다. 민트 같은 전천후 허브나 붓꽃 같은 원예식물, 어성초 같은 약초가 대표적이지요. 

 

  어떤 작물을 키우고 싶은지는 글 작물을 판매하는 판매처에 가서 아이쇼핑을 하면서 정하는 것도 방법이예요. 직접 매장을 방문하거나 또는 인터넷 사이트로 방문해서 아이쇼핑을 해 보세요. 채소를 원하신다면 채소모종 판매처를, 야생화를 키우고 싶으시면 야생화 농장을, 혹은 다육이 농장이나, 나무시장, 종자판매처 등등을 찾아 보시는 것도 좋아요.

 

판매용으로 무엇을 심어야 할까 고민하신다면 경매 또는 로컬푸드 같은 판매처가 마련되어 있는 것이 좋습니다. 가장 좋은 것은 그 지방의 특산물을 키우는 것이죠. 판매루트가 이미 확보가 되어 있는 것이어서 지역 작목반이나 기술센터의 도움을 구하기도 쉬울거예요.

 

허브 씨앗 / 모종판매 / 육모장 / 야생화농장 / 다육농장 / 다육판매 / 나무판매 / 채소모종 / 허브씨앗판매 / 구근판매 / 산야초 판매 ..

 

등등 무엇을 정해야 할지 모르신다면 위와 같이 직관적인 키워드를 넣어 검색해 보는 것도 방법입니다. 

 

약초지만 관상용으로도 좋은 단삼. 꽃을 즐기기 위해 집 입구에 심었다.

그리고 정하신다면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키우는지 인터넷으로 검색해 보세요.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키우는 것을 자랑하며 정보를 올려 놓은 것이 있습니다. 그 모두가 정답은 아니겠지만 아예 모르는 것보다 간접적으로라도 도움이 됩니다.

 

식물은 오래 키우거나 여러해 키웠다 하더라도 모르는 것이 많은 분야입니다. 일반 기술이라면 수백 수천번을 반복할 수 있지만, 식물이라는 것이 대부분의 사이클이 한해를 잡아먹는 것이어서, 내가 앞으로 가야할 시간이 50년이 남아 있다면 키울 수 있는 기회가 50번 밖에 없는 것입니다. 그러니 아무리 많이 키우고 오래 키워도 정보에 목마를 수 밖에 없는 분야입니다. 

 

그러니 내가 초보라는 것에 너무 겁먹지 마시고 시작 해 보세요. 

농촌에 태어났고, 식물키우기에 발담근지 20년이 다 되어가는 저도 말아먹는 게 생기고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것이 더 많아 이런 글을 적고 있으니까요.

 

길 지나가 가시는 분들 무료하지 마라고 심은 해바라기. 수선화를 심었더니 손을 타서 해바라기로 바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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