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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을 지나고 나이 이제 완전히 가을이 된 것을 느낄 수 있네요.

차례상에 올리기 위해 밤나무 아래서 밤을 주워오고, 푸른 대추를 수확하여 상위에 올렸습니다. 사과며 배 같은 과일들도 햇과일을 올려지요.

 

식물들은 이처럼 계절의 변화에 잘 적응하는 데, 유독 사람은 그렇지 못해서 결국 코가 간질간질 맹맹하게 되어 버렸지 뭡니까?^^

 

 

수확을 다하고,다음 농사를 짓기 위해 잠시 휴식기를 가지던 밭에 중대가리풀이 드문드문 올라왔기에, 냉큼 수확해 왔습니다. 중대가리풀은 사람을 좋아해서 풀이 무성한 땅에는 별로 없고, 사람이 가꾸는 밭에 많이 올라오는 잡초랍니다. 덕분에 농사에 방해된다고, 파릇파릇 올라오자마자 숙청당하는 게 일상이지요.

 

 

꽃이 지고 씨앗이 든 자리가 마치 중의 머리 같다고 해서 중대가리풀이라는 민망한 이름이 붙었대요. 부르는 이름은 민망해도 덕분에 요 녀석의 이름을 까먹지는 않을 것 같네요. 영어로는 Centipeda minima라고 합니다. 땅을 기어가는 모습이 지네 같았던 모양인지 centipeda라는 이름이 붙었네요.

 

중대가리풀의 약재명은 아불식초입니다. 저는 처음에 무슨 신맛이 나서 식초인가 했는데, 알고 보니 거위鵝(아)가 먹지 않는 식물이라고 해서 그러한 이름이 붙었다고 하네요. 

 

나물로 먹는다는 말이 있어서 데쳐봤습니다만.... 향기가 너무 매웠어요..ㅠ.ㅠ

 

아불식초의 매운맛은 조금 특별합니다. 마치 고추냉이처럼 톡 쏘는 느낌이지만, 그것은 즙이 닿은 후 몇 초 정도 지나야 느낄 수 있는 것이지요. 그러니 맛을 본다고 입에 넣고 씹다가 실.수.로. 넘기게 되면 혀와 입안은 식도를 따라서 손톱을 세워 긁어대는 복수혈전을 맛보게 될 수도 있답니다. (물론 이런 증언은 경험하지 않으면 나올 수없다는 거 아시죠?)

 

그러나 이러한 매운맛이 비염이나 축농증같은 코알레르기 치료에 매우 도움이 된다고 해요.

 

 

여담이지만, 코가 막혀서 간질간질이는데 재채기가 나올 듯 나올 듯 나오지 않을 때가 있지요? 

시원하게 재채기 하고 싶을 때, 아불식초 조금을 손가락으로 비벼 콧속에 넣어 보세요. 5초도 지나지 않아 엣취! 하고 시원하게 재채기하는 당신을 발견하실 수 있을 거예요.

 

 

중대가리풀 Centipeda minima - 아불식초 효능

 

감기, 천식 등 폐와 관련된 질환과 관절통, 근육통 등 각종 통증에 좋지만, 코질환에는 아주 효과적이다. 코질환은 대개 염증은 치료할 수 있어도 숨을 쉬기 때문에 밖에서 들어오는 여러 인자 때문에 완치는 어려운 데, 아불식초는 체내 면역력을 끌어올려 거의 완치 수준까지 이르게 한다는 것이 근래 임상 연구에서 나온 결과이다.

 

중국에서는 민간에서 만성비염을 비롯한 콧병, 눈병 및 두통 치료에 사용한다. 또한 잎과 줄기를 그대로 비벼서 콧구멍에 넣고 하룻밤을 지내면 만성 말라리아에 효과가 있다. 인도에서는 눈병, 콧병 및 치통에 사용한다.

 

 

중대가리풀은 바닥에 붙어서 자라는 풀이므로 흙과 잡티가 많아요. 세척 전에 잡티를 제거하고 세척해서 말려 사용합니다.

 

비염, 축능증 등에 사용하실 때는 아래 세 가지 방법 중 하나를 추천드려요.

1. 생것을 비벼 콧 속에 넣고 30분 뒤에 꺼내어 줍니다.

2. 말린 것을 가루 내어 솜에 싸서 코 안에 넣어 주거나, 기름에 개어 코 안에 넣어 줍니다. 30~1시간 뒤 꺼내어 줍니다.

3. 아불식초를 달여 그 김을 쐬어 준다. 

 

1,2번의 1회 사용량은 아주 조금이면 됩니다.

-매운 향을 이용하는 것이므로 코 깊숙이 바르지 않아도 됩니다.

3번의 사용량은 김을 쐴 수 있을 정도면 됩니다. 

 

하루 사용 횟수는 몇 번이고 상관없습니다. 아불식초의 매운 향에 의해 재채기, 콧물 간혹 눈물도 나올 수 있지만 그 외의 부작용은 없습니다.

 

 

글을 마치기 전에 팁 하나 드릴게요.

중대가리풀은 코질환 뿐만 아니라 항균효과도 뛰어나서 옴, 습진, 종기 등에도 좋다고 해요. 

 

잘 말린 아불식초를 해바라기씨유 또는 포도씨나 올리브유에 넣어 상온에서 두 달 정도 우려 주세요.

아불식초 인퓨즈 오일이 됩니다.

 

이것을 코막힘이 있거나, 재채기하고 싶을 때 코 점막에 발라 주세요. 

아불식초는 근육통에도 효능이 있으므로 통증이 있는 곳에 발라 주세요.

습진이 있는 발바닥에 문질러 주셔도 괜찮아요.

 

 

 

- 코 막힌 데 좋은 거 없나?

 

동네 어르신들 질문에 제가 간혹 아불식초를 추천드리면 다들 깜짝 놀라시지요. 맨날 귀찮다고 죽이기 바쁜 잡초의 효능에 신기해 하십니다. 그리고 이름이 뭐라고 다시 한번 물어오십니다. 그럼 저는 아불식초라는 약초명 대신 민망한 이름을 가르쳐 드립니다.

 

- 중대가리풀이예요.

 

아이고 이름이 뭐시 그렇노? 그래도 이름은 안 잊어먹겠다.

동네 형님들이 며칠 전 이 녀석의 이름을 듣고 깔깔대신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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