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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 늦게 마실을 다니면 꼭 어른들께서 한마디씩 하셨습니다.

 

- 개여시 조심해라.

- 개여시가 사람을 넘어가면 한순간에 정신을 뺏긴다

 

그리고 솔솔찮게 양념으로 덧붙이는 말이 있지요. 누가 노산 삼거리에서 개여시를 봤다더라. 또 어떤 이는 눈 앞에서 개여시를 직접 봤다고, 여시도 아니고 길죽한 것이 개를 닮은 개여시에 대해 경험담으 풀어 놓기도 했지요. 옛날에는 많았는데, 안 보인다는 개여시는 이제 전설로만 남아 있지요.

 

빨갛고 동글동글한 구슬이 전설 속 여우의 구슬처럼 생겼다고 해서 여우구슬이라고 이름 붙여진 식물이 있습니다.

 

소개 합니다. 

식물명은 여우구슬 약재명은 진주초라고 불리는 녀석입니다.  

사진의 구슬은 아직 젋어서 붉지 않지만 그래도 차츰 빨갛게 물들어 갈 겁니다. 풀 한번 베어내고 애들이 뒤 늦게 올라와서 그런가 아직 파릇파릇하더라구요. 

 

여우구슬의 학명은 Phyllanthus urinaria이며 여우주머니 속의 식물입니다.

 

참고로 여우주머니는 이렇게 생겼습니다. 

 

좀 더 자세히 볼까요?

 

길죽길죽한 잎 뒤로 초록 동글한 열매들이 달려 있습니다. 여우구슬 열매가 붉게 물들고, 표면이 우둘투둘한 것과는 달리 여우주머니 열매는 매끈하고 색도 변하지 않습니다. 여우주머니의 약재명은 이러한 생김새에 어울리지 않게도 밀감초라고 하네요.

 

둘 다 있는 곳에서만 자라는 약초라 번식력에 비해서는 의외로 구하기 힘든 녀석이기도 합니다.

 

지난 6월 밭을 점령하고 올라온 여우구슬 - 진주초입니다. 동글동글한 잎이 매력적이라 제거하지 않고 그대로 키우고 있어요.

 

여우구슬을 아시고 진주초를 찾아 이 글까지 보시게 되었다면 잘 아시겠지만, 여우구슬은 B형 간염치료에 탁월한 효능이 있다는 사실도 잘 알고 계실거에요.

 

약국에서 구입하실 수 있는 헤파가드 제품이 바로 진주초 엑기스로 만든 것이라고 하지요. 

 

[진주초는 간기를 평하게 하고, 시력을 아주 좋게 하며 습을 수렴하고 소변이 잘 나오게 한다. 신염으로 인한 수종과 요로감염, 요로결석을 치료한다.]

 

중국 '상용중초약수책' 속에 나오는 진주초 효능이예요.

 

여우구슬은 크게 존재감이 없고 하찮은 풀이라고 여겨지기 쉽지만, 몇 년 전부터 관련 논문이나 특허들이 속속 올라오고 있는 알고 보면 귀한 녀석입니다. 이름과 모양 때문인지 여우구슬이 조명을 받고 있지만, 사실 여우주머니도 같은 효능을 가지고 있다고 해요. 

 

진주초를 먹는 방법에 관해서는 어느 약초책에서는 끓여서 마시는 것을 권장하고 있는데, 그게 9~15그램, 15~30그램, 20~40그램으로 편차가 심합니다.  이렇게 편차가 심하다는 것은 좀 많이 넣고 달여 먹어도 해 될 것이 없다는 이야기겠지요. 아마도 진하게 마시는 것과 조금 연하게 마시는 것으로 이해하면 될 것 같습니다. 

 

중약대사전에 의하면 하루 20~40그램의 말린 진주초(생것은 40~80그램정도)를 달여서 먹는다라고 합니다. 또 말하길 임상보고에서 설사를 치료하는데, 신선한 전초 80~120그램(말린 것 40~80그램)을 500ml의 물을 넣고 200ml가 될 때까지 달인 후 매일 1첩을 아침 저녁으로 36사람에게 복용시킨 결과 23명이 치료되었고, 효험이 나타난 사람은 12명이었으며, 무효인 사람은 1명이었다고 합니다. 또 전염성 감염의 경우에는 40~80그램을 달여서 하루에 1첩씩 일주일 연속해서 복용한다라고 되어 있어요.

 

잎 뒤에 구슬을 숨겨주고 보여주지 않아 여우짓 한다고 여우구슬이라는 이름이 붙었는지는 모르지만, 흔하지만 흔하지 않은? 여우구슬이 해마다 찾는 사람이 늘어나니 여우짓 하는 게 맞기는 맞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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