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충 퇴치, 뱀 퇴치 식물

- 토천궁을 사려고 하는데, 

혹시 천궁 말고도 다른 뱀을 쫓는 식물이 있나요?

 

오늘 받은 어떤 전화의 주제였습니다.

 

뱀을 쫓는 식물이라니, 심기만 하면 뱀을 쫓아 줄까요?

 

어성초 농장 근처에는 지네, 모기 같은 해충이 없다네요. 그래서 해충 퇴지용으로 어성초를 집에 빙 둘러 심었습니다. 

농장은 모르겠지만, 해마다 어성초는 뽑아내기 바쁘고, 뱀, 지네, 모기는 어떻게 해도 보이더군요.

 

어성초 농장을 확인 해 보지 않아서 잘 모르겠는데, 뱀이 어성초 냄새에 반응한다는 얘기는 말짱 거짓말 같습니다. 어성초 냄새에 도망가는 울 작은 딸을 보면, 뱀지네가 아니라 사람 퇴치 기능이 더 있는 게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어째서 이런 말이 생겼을까요?

약으로 사용하는 토천궁은 강한 향기로 인해 정유를 제거하지 않은 것의 겨우 두통, 구역질, 속이 울렁거림 등의 부작용을 일으킵니다.  실제로 토천궁을 손질하다 보면 어지럽고 속이 울렁거리는 경우를 많이 경험 하는데요, 이러한 휘발성 정유 - 서양에서는 에센셜 오일이라고 부릅니다.- 정유는 매우 미세하여 직접적으로 들이마시지 않아도, 휘발된 정유가 뇌에까지 들어간다고 합니다.  

 

사람도 이러한 정유에 부작용을 갇는데, 짐승은 오죽할까요.

허브만큼은 아니지만 천궁도 만지면, 혹은 바람이 불면 잎에서 향기가 납니다. 아마도 장독대 주위에 천궁을 심어 뱀을 쫓았다는 이야기는 이러한 의미였겠지요. 

 

한 두포기가 아닌 여러포기의 - 울타리가 될 정도의 - 천궁을 심은 경우일겁니다.

 

천궁 뿐만 아니라 이러저러하게 뱀을 쫓는다는 식물.

지금 부터 알려 드릴께요.^^

 

1. 녹나무 

여러분 혹시 일본 애니메이션 중 '이웃집 토토로'를 보신적이 있나요? 그 속에 보면 마을을 지켜주는 아주 큰 신목이 등장하는데 그게 바로 녹나무랍니다. 녹나무는 우리나라를 비롯한 일본 중국은 물론 타이완 인도 등 아열대 지방에 분포 해 있느데요 주로 따뜻한 곳에 잘 살고, 추위에는 조금 약한 나무입니다.

 

녹나무는 의외로 우리 가까이서 많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벌레나 모기에게 물렸을 때 피부를 진정시켜 주는 물파스의 그 싸하고 시원한 향기가 바로, 녹나무에서 추출한 장뇌- 캄파(DL-Camphor)의 향기랍니다

 

옛날 버려진 절에서 하룻밤을 지내던 나그네가 추위를 못 이겨 땔감으로 사용했던 나무 때문에 다음날 뱀과 지네가 다 죽어 있더라는 이야기가 전설처럼 걸려 있는 녹나무. 

 

그래서 뱀을 쫓기 위해 녹나무를 심는 사람도 제법 있습니다. 저 처럼요. 그러나 따듯한 곳을 좋아하는 녹나무 특성답게 어린 나무가 해마다 겨울만 되면 윗부분이 죽고, 봄에 다시 새 순을 올리는 지라 한 5년은 땔감은 커녕 살아 있어주는 것만으로도 감사했답니다. 지금은 좀 컷다고 해마다 죽지는 않지만 그래도 자라는 것은 더딘 기분입니다.  언제 땔감으로 사용할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2. 메리골드

시골가면 심심찮게 볼 수 있는 메리골드. 만지면 고약한 냄새가 손에 묻어 가시지 않는 꽃이지만, 어르신들은 뱀을 쫒아준다 해서 꼭 몇포기씩 심어 놓지요. 요즘 메리골드는 눈에 좋은 루틴 성분이 많다는 것이 알려져 꽃차로 많이 찾으시는 꽃 중에 하나랍니다.

3. 봉선화 - 물봉선화

사람은 크게 느끼지 못하지만, 뱀이나 두꺼비, 개구리 같은 파충류나 양서류가 봉선화에서 나는 냄새를 싫어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옛날 부터 생울타리로 많이 사용했대요. 봉선화가 뱀을 쫒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민간처방으로 뱀에 물렸을 때, 봉선화를 찧어 물린 자리에 붙이거나, 씨앗이나 줄기를 달여 치료에 이용했다고 하네요. - 시골에 많이 심겨져 있는 것은 봉선화지만, 실제로 민간요법으로 쓰이는 봉선화는 물봉선화를 이야기 합니다. 노랑이나 분홍색의 산기슭이나 습지에서 많이 볼 수 있는 물봉선화를 이야기 하는 것이래요.

 

4. 산초나무

산초나무 구충, 항균 등에 효과를 가진 강한 향기를 가지고 있는 나무입니다. 산초나무는 뱀 뿐만 아니라 모기 퇴치용으로도 심는 나무이지만, 심는 것만으로 모기 퇴치는 절대 아닌 것 같습니다.^^ 다만 모기에 물렸을 때 근처에 산초 잎이 있다면 비벼서 물린 곳을 발라 보세요. 가렵던 피부가 진정 되는 것을 느끼실 수 있습니다. 잎을 비비면 그 부분은 산초 향이 다 사라질 때까지 모기가 안 달라 붙는 것 같아요. 마찬가지로 뱀에 물렸을 때, 산초 기름을 바르거나, 잎을 찧어 붙이는 방식의 민간 요법이 있습니다.

 

5. 회향(펜넬)

약재명은 회향이라고 부르고, 시장에서는 산미나리 씨앗이라고 팔고 있는 녀석은, 서양에서 펜넬이라고 부르는 허브입니다. 달큰하고 강한 향기를 가지고 있는 회향은 방부, 소화, 최면, 진정 작용을 가지고 있습니다.  중국에서는 펜넬 - 회향 씨앗 가루로 만든 고약을 뱀에 물렸을 때 처치하는 용도로 사용했대요. 재미 있는 것은 고대 로마의 기록자 중 플리니라는 사람의 기록을 보면 '뱀은 탈피할 때 펜넬을 먹고 시력을 좋게 한다'라는 내용이 있다고 하네요. 실제로 시력증진의 효과가 있어 고대 로마에서는 신생아의 눈을 펜넬 우린 물로 씻는 관습이 있었다고 합니다. 뱀 독을 치료하기 위해 펜넬 씨앗을 사용하는데, 정작 뱀은 펜넬로 시력 회복을 하다니 재미있지 않나요?

 

 

이상 다섯가지 뱀을 쫓는 식물 소개였습니다.

 

뱀을 쫒는다는 이야기는 말 그대로 이야기일 뿐 어딜 봐도 카더라 하는 통신이네요. 

대신 뱀에 물렸을 때 민간요법으로 사용하기 위해 심은 것이 뱀을 쫓는다로 와전 된 것이 아닐까 싶은데요, 이 식물들이 실제로 효과가 있을 정도로 심으려면 향기가 집을 감싸고 실드 칠 정도로 많이 심지 않으면 어렵지 않을까 하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