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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풀도랑 풀맘입니다.

오늘은 제가 그 동안 식물들을 판매하면서 가장 많이 들은 질문에 대한 답을 해 보려고 합니다.

저는 봄이 되면 약초모종을 판매합니다.

정확히는 아는 사람보다 모르는 사람이 더 많은 특용작물 모종입니다.

 

알려지지 않은 특용작물이라서 수요자도 많지 않고, 구매하시는 분들도 저와 같이 키워서 판매를 목적으로 하시는 분들이 대부분입니다. 

 

그러다보니 매번 듣는 질문이 이것입니다.

 

- 비젼이 있어요? 어떻게 팔아야 해요?

 

바로 며칠 전에도 같은 질문을 또 들었어요.

 

10년 정도 농사를 지으면서 많은 것을 경험하고 보았습니다. 내 인생에서 제대로 세상을 공부한 나날들이 아니었을까 하는데요, 아마 20년 30년 농사 지으신 분들은 그 보다 훨씬 더 많은 것을 알고 계시겠지만, 아무리 해도 농사일이 익숙해지지 않는 만년 농사초보가 남들 다 짓는 농사가 아닌 특수작물 농사를 지으며 배운 것 몇가지를 오늘 풀어보려고 합니다.

 

그러자면 우선 제가 어떻게 농사지어서 어떻게 판매 했는가를 말씀드려야겠지요.

 

단삼

2012년. 10월 8일.

 

제가 사업자등록을 하고 통신판매로 식물을 팔기 시작한 날짜입니다.

 

그때도 그렇지만 지금도 나는 식물을 잘 키우지 못합니다.

 

외딴 집... 11개월차이 간난쟁이 둘.. 내가 갈수 있는 곳은 고작해야 걸어서 30분 거리의 친정집과 사촌 댁. 그리고 외숙모가 된 친구집이 유일했어요. 내가 아는 대부분의 남자들이 그러하듯이 남편은 육아는 나 몰라라 하고, 나는 나도 모르게 지쳐 갔어요. 아이들이 3~4살 쯤 되었을 때, 어느 날 아침이었죠. 애들은 남편에게 맡기고 혼자 시장을 나가려고 했는데문득 세상이 무서워졌습니다.

 

혼자서 버스타고 갔다가 무슨 사고를 당하는 게 아닐까? 어디 납치라도 당하지 않을까?

누가 들어도 망상이고, 내가 생각해도 말이 안 되는 가정이 나에게는 아주 진지하게 다가왔던 겁니다. 그래서 깨달았죠. 내가 이상하구나. 이게 우울증인가보다. 맨날 애 본다고 방안에만 있었더니 내 머리가 이상해졌어. 그러니까 광합성을 해야겠구나. 

 

어디선가 사람도 식물처럼 햇빛을 쐬어야 건강해진다는 이야기를 들은 게 생각났던 겁니다.

그래서 저도 식물을 가꾸기 시작했어요. 

 

저는 농사를 지을 생각이 없었습니다. 시골출신이라 농사 짓는 것을 보고 자랐기에 농사가 얼마나 힘든지 알고 있거든요. 그래서 꽃 키우는 것으로 취미를 시작했습니다. 꽃 키우려다 보니 식물 키우는법을 알아야되겠기에 꽃카페를 가입 했고. 그러다 보니 꽃이 돈이 된다는것도 알았구요. 때마침 친정 어머니께서 약초에 대해 공부하시면서 나에게 이것저것 알아오라고 시키신 것들이 오롯히 내 공부가 되어 또 약초카페에 가입했습니다. 

 

그렇게 카페 활동을 하다보니 사람들이 어떻게 판매하는지가 보였고, 나도 내가 키운 것들을 판매하고 싶다는 욕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판매 자격에 대해 알아보고 그 자격을 갖추는 동안, 판매자 등급이 되었을 때 내가 판매 할 수 있는 작물들을 키우기 시작했습니다.

 

단삼

제가 활동하던 카페는 꽃카페와 다육, 그리고 특용작물 카페였는데, 다육은 월동이 안 되니 저와 성격이 맞지 않았고. 꽃은 제가 수요자였고, 월동이 되고, 카페 사람들이 혹 할 만한 작물, 내가 키우기 쉬운 작물을 찾다보니 특용작물, 그것도 약초로 가닥을 잡았습니다.

 

때마침 우연히 '단삼'에 대한 기사를 접하고 그 효능을 찾아보고 필이 돋았죠. 얘는 되겠구나! 마침 그 때가 단삼이 우리나라에서 재배 된지 3년정도밖에 안 된 시점인지라 모종이나 씨앗 판매자도 거의 없었고, 단삼 자체를 파는 곳도 없었어요.  제가 농사는 못 지어도 인터넷 뒤져서 찾는 건 잘하는지라, 모 카페에서 단삼을 작년에 공구했다는 것을 알게되었어요. 올해도 예정되었다는 공지를 확인하자 마자 카페에 가입했어요. 그 해 말에 단삼을 구입할 수 있었고 그 이후로 지금까지도 단삼이 제 주작물이 되었습니다. 

 

처음 단삼을 판매할 때부터 저는 단삼을 약재가 아닌 모종판매로 가닥을 잡았습니다.

약재로 팔게되면 크게 자라야 하고 1년간은 키워야 하며, 캘 때도 혼자서 캐기 힘들기 때문이었어요. 

가능성은 있었지만, 돈이 될지 안될지도 모르고, 신랑도 회사에 다니는 사람이라 혼자서 묵은 밭을 호미로 털어 작업을 하기엔 모종 키우기가 딱이었어요.  오래 키우지 않아도 되고, 공간 차지도 많이 하지 않고, 손해를 봐도 단삼 구입비만 손해 볼 수 있었으니까요.

 

단삼 재배에 대한 자료나 경험도 거의 없던 때이기에 사실 단삼 모종 작업 하는 것 부터 모험이었고, 단삼이 자라는 것ㄷ 내 예상과 달라 속을 많이 끓였어요. 

 

그래도 첫 해에는 단삼 모종만으로 200~300 정도 벌었고요, 그 다음 해에는 단삼과 다른것을 합해 700만원 정도를 벌었습니다. 애들 용돈, 과자값을 생각했던 저에게는 설레이는 성적표였어요.

 

단삼

그러나 냉정하게 놓고 보면 딱 내가 생각하던 만큼의 성적표였습니다. 단삼은 아는 사람도 얼마 없고, 대부분 카페에서 활동하는 인원들 대다수가 작물 판매를 목적으로 하는 것이니만큼 신작물이라면 무조건 덤벼드는 사람이 있는 반면, 검증되지 않은 것은 쳐다보지 않으려는 사람도 있었으며, 대부분 씨앗이 될 정도로만 구입 해 내년에 늘려서 키우거나, 판매하겠다는 사람들이라 구입 가능한 최소단위만 구입해 가셨고, 그나마도 낯선 작물이라 찾는 사람도 거의 없었습니다. 

 

그 상황에서 단삼으로 몇 백을 버는 것이 가능했던 이유는, 제가 판매한 곳이 같은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이 모여 있는 카페였고, 단삼 자체가 유혹적인 약초였기 때문입니다. 월동 잘 되고, 키우기 쉬우며, 고라니, 멧돼지, 병충해 피해 없으며, 효능까지도 괜찮으니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단삼의 유일한 단점이라면 과일이나 채소처럼 식탁에 쉽게 오르는 식물이 아니라는 것이지요. 

 

각설하고, 제가 그 때 단삼을 활동하던 카페가 아닌 블로그나 오프라인 판매를 생각했다면, 거의 판매를 못 했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제가 파는 것들은 어디서 듣도 보도 못한 잡초?였거든요.

 

듣보잡 식물에 대한 사람들의 낯설음은 꽤나 강합니다. 제가 카페에서 블로그로 넘어와 지금까지 판매하면서 몇 종류의 신작물들이 나왔습니다.

 

논란의 택란, 초석잠, 열매마, 콩감자, 슈퍼 콩감자, 얌빈, 자색마, 단삼, 금화규, 리이크, 코리끼마늘, 블루베리, 아로니아, 엘더베리, 블랙커런트, 마키베리, 마카, 차요테 ..... 그리고 작년에는 인슐린플랜트, 바왕다약

 

물론 이것 말고도 수많은 식물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들은 내가 활동하던 카페에서 붐을 일으켰던 것이 아니므로 제가 알지 못하는 것에 대해서는 넘어갈께요.

 

코끼리마늘

위 식물들은 모두 한번씩 붐을 일으켰다가 거품이 꺼진 녀석들이고, 그 붐이 꽤 길게 넓게 간 녀석들도 있습니다.  물론 거품이 꺼졌다고는 해도 이 식물들을 키우는 사람들이 없다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오히려 가격도 안정되었고, 꾸준히 판매도 되는 작물들입니다. 다만 처음처럼 높은 가격으로 이익을 챙겨주는 게 아닌 것일 뿐이지요.

 

초석잠, 열매마, 콩감자, 얌빈, 코끼리마늘. 블루베리. 비록 사람들의 흥미는 식었다고는 해도, 내가 생각하기에 다른 것들 보다 더 깊게 널리 퍼진 녀석들입니다.

이 녀석들이 이렇게 널리 퍼진 이유는 뭘까요? 

정답은 모두 식탁에 오르는 작물들이기 때문입니다. 일상 생활에서 쉽게 먹을 수 있는 작물이요. 

 

그럼 이제 주제로 돌아가 볼께요.

 

귀농 귀촌 추천작물, 작물 선택을 고민 하는 당신께

당신께서 취미가 아닌 판매를 목적으로 작물을 선택하고자 하신다면

 

초석잠, 열매마, 콩감자, 얌빈, 코끼리 마늘, 블루베리.. 가 아닌 식탁에 오를 수 있는 작물을 찾으시라는 겁니다.

 

인슐린플랜트

식탁에 오를 수 있다는 것은 수요자를 그만큼 만들 수 있다와 동일하기 때문입니다.

제가 앞서 말씀드린 초석잠 열매마 콩감자 등등을 추천하지 않은 이유는 조금 있다가 말씀 드릴께요.

 

주제를 조금 비켜서 식탁에 오를 수 있는 식물에 대한 이야기 하나를 해 보겠습니다.

이 식물들을 저는 얼마만큼 팔았을까요?

 

2015년에 농촌기술센타에서 블로그로 판매하는 것에 대한 강의를 받았습니다. 

그 때 유사문서가 뭔지에 대해서도 알았구요, 블로그 판매의 가능성에 대해서도 들었습니다.

마침 카페 활동에 지치기도 했고, 판매 영역을 넓혀야 한다는 것에 대해 고민하고 있던 차라 솔깃 했습니다. 

 

게다가 강의를 들으면서 깨달았는데 그 때 저의 블로그는 하루 방문자 평균 80명에 유사문서 투성이의 블로그였는데도 불구하고, 판매 금액이 카페판매와 거의 비슷하게 이뤄졌다는 겁니다. 그래서 제대로 블로그 활동을 한다면 제법 판매가 되겠구나 하고 블로그에 집중하게 되었습니다. 

 

블로그 판매하면서 가장 많이 팔린 것이 나물류였습니다.

봄에 산나물을 따서 판매를 했는데, 오전에 산을 헤매며 따온 산나물을 오후에 정리하여 그날 제가 수확한 건 만큼 판매를 했는데, 예약이 밀릴 지경이었어요. 

 

그럼 단삼을 포함한 특용작물류는 어땠을까요? 저는 말 그대로 블로그 활동도 열심히 하고, 땅도 얼마 없어 소량 다품종으로 판매를 했었는데요.. 

 

결론적으로 내가 가능성 있다고 생각한 작물들을 내 생각만큼 팔지는 못 했습니다. 

물론 가능성이 있었기에 해마다 판매량이 늘고 있기는 하지만, 가능성이 있는 만큼 아는 사람도 없고, 아는 사람이 없으니 판매량도 떨어지는 게 당연했던 겁니다.  이런 식물들이 불티나게 나갈 때가 있습니다. 아마 특용작물을 포함 농산물 하시는 분들을 다 아시겠지요. 매스콤을 타는 것입니다. 매스콤을 탄다 하더라도 저는 대농이 아니니, 수요만큼 판매할 수 가 없었고, 매스콤을 타지 않으면 내가 원하는 만큼 판매도 안되었어요. 

 

아마 제가 좀 더 부지런 했고, 좀 더 sns활용을 잘 했다면 제법 판매고를 올리지 않았을까 싶기도 합니다.

 

기술센타에서 몇년동안 교육을 받으면서 페이스북이니, 카카오스토리, 밴드, 카페 다양한 판매 방식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지만, 카카오 스토리에 집중하니 블로그가 소홀해지고, 밴드는 어찌 해야 할지를 모르겠고. 이러다 보니 블로그도 다른 sns 판매도 흐지부지 되어서 다시 블로그로 집중했습니다. 이게 제 한계구나 싶었어요. 다른 판매자들 보면 블로그, 페이스북, 카카오는 물론 카페까지 운영하시던데 어떻게 이렇게 다 하시는 지 정말 존경스러웠어요. 

 

열매마

각설하고 다시 식탁에 오를 수 있는 작물을 선택하세요로 돌아와서, 블로그 판매로 재미보았던 산나물 판매가 오프라인으로 왔을 때, 얼마나 팔리는 지 궁금하지않으세요?

 

저는 경매로 판매한 적도 없고, 시장판매를 해본 적이 없어서 그 쪽으로는 얼마나 잘 판매 되는 지 모릅니다. 이렇게 하면 된다 하는 이야기를 듣기는 했지만, 나 혼자서 경매를 뚫고, 시장에 가서 상인들이게 물건을 보여주는 것이 정말 어려웠어요. 어쩌면 니가 아직 배가 덜고팠네 소리를 들을지도 모르겠고, 블로그로 판매한다는 게 저를 좀 더 수동적으로 만들은 것인지도 모르겠어요. 

 

제가 오프라인으로 판매를 한 것은 경매나 시장이 아닌 로컬푸드 판매였습니다. 

다년간의 블로그 판매로 사람들이 낯선 것에 대해 얼마나 무관심한가를 절절히 깨달은 저는 산나물 판매는 자신있었어요. 

 

오가피 순, 다래 순, 모듬 산나물, 취나물. 두릅

 

예전에 울 엄니께서 쎄가빠지 산나물 해다가 데쳐서 딱 무치기만 하면 되게 해서 나눠젔더니 돌아오는 말이 

- 나 이거 해 먹을 줄 모르는 데요?

였답니다. 해 주는 사람 입장에서는 정말 야속하고 힘 빠지는 말이지요. 

 

제 산나물의 로컬 판매 성적표가 딱 이랬습니다.

 

두릅 -취나물- 다래순- 모듬산나물 - 오가피 순

 

이거 어떻게 해먹는 지 몰라요. - 이게 정답이었죠. 

 

블로그 판매 할 때는 세세하게 이것 저것 다 적어 놓습니다.  이건 생채 가능. 이건 숙채용, 이건 잡나물용.. 정보가 있는 데, 로컬에 상품 낼 때는 엄마세대라면 대부분 다 아실 테니 이거 그냥 내 놔도 가져가실거다 라는 오만이 있었습니다.  산나물란 그만큼 귀한 것이니까요. 나물 뜯으러 다녀 본 분이라면 더 잘 아시겠지요. 하나하나 찾아서 산나물을 수확해야 하니 그만큼 시간도 품도 더 드니까요. 

 

그래서 당당하게 그냥 내 놨었는데,

어떻게 먹는지 모르겠다 - 라는 부분에서 막히고, 그래서 스티커에 사용처를 적어 붙여 놓았는데 또 판매가 저조 했습니다.

 

비싸다 - 가 그 이유였어요.

인터넷 상의 직거래 판매가 대로 받았는데 비싸구나 하십니다.

 

솔직히 판매자 입장에서는 그거 받고는 본전치기 인 기분인데 말이죠. 

 

단삼

지금까지 이야기 한 것을 정리하자면 이러합니다.

1. 식탁에 오를 수 있는 게 잘 팔린다.

2. 사람들에게 익숙한 게 잘 팔린다. 

 

그래서 저는 귀농작물로 판매를 생각하신다면, 약초 종류 보다,

누구나 쉽게 사고, 익숙하게 먹을 수 있는 채소나, 과일류를 추천합니다. 

 

어떤 채소나 과일을 선택해야 할지는 굳이 고민하실 필요가 없습니다.

귀농, 귀촌 하실 그 동네에서 잘나가는 특산물을 하시면 됩니다. 

 

어째서 지역 특산물이냐 하면, 이미 검증 된 작물이고, 각 지역의 대표작물이어서 지원을 받기도 쉽기 때문입니다.

검증 되었다라는 뜻은, 그 작물을 키우는 방법과, 수확, 판매하는 루트가 안정적으로 확보되어 있다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변수가 있긴 합니다만, 실패할 확률도 작고, 키우는 과정에서 생기는 문제에 대해 지역 기술센터 혹은 선배들로 부터 지원이나 조언도 얻을 수도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귀농 후 첫 작물은 지역 특산물로 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고 실패가 적은 선택입니다.

 

이 한 줄을 말하기 위해 꽤 긴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에는 농산물 판매 어떻게 하는가에 관해 이야기 해 보겠습니다.

 

여러분 언제나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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