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밭에서 일을 하고 들어오면 얼굴이고 손이고, 온통 흙과 먼지에 쩔어 있지요. 

굳이 세면대까지 가지 않더라도 주위에 물이 있으면 대충 씻고 들어올거예요.

 

씻을 때 비누까지 있으면 금상첨화겠지요?

 

비누풀은 이름만 봐도 알 수 있듯이, 비누Soap처럼 사용할 수 있어요. 서양에서는 솝워트 Soapwort라고 부르며 그 쓰임새가 많아 허브의 반열에 올려둔 식물이랍니다.

 

비누풀의 별명은 세탁소의 풀이라고 한답니다. 세탁소 옆에 잔뜩 심어 둬서 그런 것인데요, 지금도 양모 같은 자극을 피해야 하는 옷감은 비누풀로 세탁을 한다고 해요. 실제로 양의 털을 깍거나, 양모를 씻을 때 비누풀로 세척을 하고, 중세시대에는 천을 만드는 마무리 단계에서도 비누풀을 사용했다고 하네요.

 

이름이 비누풀이고 또한 실제로 비누처럼 사용할 수 있는 풀이다 보니 그 쓰임새가 항균, 세정에만 한정되어 있을 것 같지만 사실은 약으로도 쓰고 요리에도 응용하는 허브 식물이예요.

 

잦은 기침이 날 때나, 기관염, 기침, 일부 천식등을 치료하는 데 비누풀을 사용하는데, 비누풀은 효과가 강해서 한꺼번에 많이 먹으면 설사나 구토 같은 부작용이 일어나고, 또 오랫동안 먹으면 위염을 일으키기도 해서 대부분 식용 보다는 외용으로 많이 사용합니다.  

 

실제 실험 결과에서 기침과 가래에 대한 해소 능력보다는 항균 능력이 더 우수하다고 나왔다네요.

 

잎보다는 뿌리 쪽에 사포닌이 더 많아 부리를 우린 물은 습진, 가려움증 같은 피부염을 치료하는 데 사용할 수 있어요.  또한 이러한 세정력과 항균력 덕분인지 비듬 치료와 발모제 만드는 데도 사용되기도 한다네요.

 

 

중동에서는 경조사가 있을 때 할바Halvah라는 요리를 해 먹는데, 이 할바에 비누풀을 우린 물이 들어갑니다. 할바는 곡류에 깨, 채소, 과일, 지방, 설탕등을 첨가해 만드는 디저트 종류인데,  할바의 특유의 질감을 내는데 비누풀이 꼭 필요하대요. 비누풀 뿌리를 끓여서 졸인다음, 한시간 정도 식혀 체에 걸러 설탕과 레몬즙 혹은 로즈마리를 넣어 다시 끓여 시럽으로 만들어 사용해요.  이 시럽은 할바 뿐만 아니라 다른 중동 요리에도 사용 된다고 하네요.  또 제빵의 첨가제로 비누풀의 뿌리를 사용하기도 하구요.

 

 

비누풀의 거품은 갓 자랐을 때가 아니라 꽃이 필 때쯤 되면 제일 많이 납니다. 

 

비누풀은 합성 비누보다 자극이 작아서 박물관 전시품 중 직물 관련 제품을 세정할 때 사용되기도 합니다. 일설에서는 토리노의 수의를 세탁할 때 비누풀을 사용했다는 소리도 있어요.

 

비누풀에 들어 있는 사포닌은 독성이 있습니다. 그러나 사람의 몸은 그것을 그냥 흘려 버려 해가 없고, 물고기 같은 생물들에게 해가 있다고 해요. 그래서 물고기 사냥을 나가면 솝워트를 사용해 물고기를 잡기도 했다네요.

 

재미있는 것은 맥주 거품을 내기 위해 솝워트가 사용되기도 한다는 것이에요. 

 

약용으로 비누풀을 사용할 때는 2~4그램(혹은 1~2그램) 정도만 사용하는 게 좋다네요. 그러나 저으면 거품 나는 물이라니..... 비눗물 같아서 먹고 싶지 않아요...ㅎㅎㅎ

 

 

나는 그냥 꽃이나 감상하는 것으로...^^

 

비누풀은 석죽과(패랭이과) 식물이어서 씨앗으로도 번식하지만, 뿌리나 줄기로도 번식하는 착한 녀석이예요. 월동도 잘하구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꽃이 한번 피면 2~3개월을 간다는 것이예요. 바람에 실려오는 달콤한 향기는 덤이구요. (제 뇌피셜이지만 아카시아만큼 강렬한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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