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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과학 문명의 발달로 많은 것들을 누리고 살고 있습니다.

당장 잠에서 깨어나 가장 먼저 내 손에 들리는 휴대폰을 시작하여, 어제의 내가 지친 몸을 뉘인 침대며, 내 몸에 걸치는 옷까지. 어느 하나 없으면 안 될 것들이지요.  그 없으면 안 될 것 같은 것들의 홍수 속에 초록초록한 녀석도 반드시 끼어 있을 거예요. 그게 내 베란다의 화분이라던가, 사무실을 장식하는 화병이라고 해도 말이죠.

 

초록초록한 것들은 일견 무심하게 당신 곁에 있겠지만, 그 필요를 자각하고 나면, 길가에 나 밟히는 신세의 잡초라 할 지라도 당신에게는 천금과도 같이 귀해 질 수 있는 것들이지요.

 

바로 제가 원인모를 두통에 짱이다!라는 말 한마디에 있는지도 몰랐던 잡초를 찾아 논두렁 밭두렁을 어슬렁거렸던 것처럼요.

 

 

 

제가 소개 드리고 싶은 책 "꽃과 나무 이야기"는 제게 의미가 되어 주었던 잡초처럼 인간과 함께 살아오면서 생긴 다양한 식물들에 얽힌 일화와 그 식물이 가지는 상징적인 의미를 재미있게 소개하고 있습니다. 

 

367페이지는 65가지가 넘는 식물들의 역사와 일화를 소개하기엔 짧은 페이지지만, 덕분에 우리는 지루하지 않게 잘 차려진 꽃과 식물들의 이야기를 정찬으로 즐길 수 있습니다. 

 

 

 

책의 원작자는 독일의 플로리스트 마리안네 보이헤르트라는 분입니다. 아래는 역자이신 이은희, 전경화님의 옮긴이의 말 중에 나오는 내용입니다.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은 우선은 아름다운 수채화에 매료 될 것이고, 곧이어 다양한 식물 상징의 유래와 약리 작용, 원예학적 지식까지 아우르는 저자의 박학다식함에 감탄할 것이다.  다만 독자들이 유의해야 할 것은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식물의 상징적 의미는 대게 서양의 기독교 전통과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 유추된 것이라는 점다.  - 중략-

 번역 작업을 하는 동안 옮긴이들도 꽃과 나무들이 그토록 다채로운 상징성을 지니고 있다는 점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우리가 그랬던 것처럼 독자들도 길가에 핀 한 떨기 꽃에게도 수많은 사연과 작은 역사가 있다는 것을 상기하는 여유를 갖게 되길 바란다.]

 

 

리뷰를 하기 위해 책을 무작위로 펼쳐 보았어요.

 

시작부터 가시로 무장하고 웃고 있는 녀석을 만났네요. 

 

- 어서와 가시는 처음이지?

 

마치 이후가 두려울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이랄까요? 

 

 

힘. 잠재력. 성실. 접근 불가능. 공명심. 오만. 거부. 근심. 죄. 노고

 

엉겅퀴가 가지고 있는 상징성이래요. 저는 몇 가지 이해가 갈 것도 한데 여러분은 어떠세요?

 

엉겅퀴에 관한  책 내용을 잠시 살펴 볼께요.

 

[엉겅퀴는 상징이 얼마나 다양하게 형성되며 어떠한 시각에서 식물이 관찰되고 상징이 형태를 갖게 되는지에 대한 좋은 예이다. 농부와 정원사에게 엉겅퀴는 아담의 죄에 대한 대가로 신에게 받은 것이며 악마의 선물, 끊임없는 수고와 고통의 근원이다. ]

 

[구약성서는 여러 차례, 엉겅퀴의 상징에 대해 말한다. "그러나 사악한 자는 다 내다 버릴 엉겅퀴와 같으니.... 엉겅퀴는 당장에 불살라지리로다"]

 

[옛날 농부들은 경작지에서 급속히 확산되는 엉겅퀴를 곡괭이로 제거하기 위해 애를 썼다. 엉겅퀴와 가시나무 덤불로부터 밭을 지키기 위해 그리스인들은 헤라클레스를, 로마인들은 스피넨시스 신을 수호자로 숭배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엉겅퀴의 질긴 생명력은 농부들의 존경심을 불러일으켰다. 그들은 엉겅퀴에 번개, 불 또는 악령과 같은 사악함을 막아주는 힘이 있다고 믿었다. 사람들은 이러한 의미에서 은엉겅퀴를 궁이나 마구간의 문 위에 못으로 박아 고정시켰다.]

 

이 이외에도 스코틀랜드와 엉겅퀴에 관한 재미있는 일화도 소개되어 있고요

프리드리히 뤼케르트가 노래한 엉겅퀴에 관한 시 한 수도 즐길 수 있어요. 정찬 후의 입가심이랄까요?^^

 

 

 

딱총나무는 새총 만들기 좋아 붙은 이름이랍니다. 음.. 해리포터를 보신 분들이 라면 반가울 수도 있겠네요. 죽음의 성물 편에 나오는 세 가지 보물 중 강력한 힘을 가진 지팡이가 바로 이 딱총나무로 만든 지팡이니까요.

 

집과 가족의 보호. 죽음과 저승. 마녀와 악마. 위선.

 

딱총나무가 상징하고 있는 것들입니다. 과연... 어째서 죽음의 성물에 나오는 지팡이 재료가 딱총나무가 될 수 있었는지 이해가 가는군요. 

 

사실 딱총나무의 열매인 엘더베리는 면역 지킴이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인간에게 친절한 열매입니다. 한의학에서는 열매보다 나무의 효능에 집중하여 '접골목'이라는 약재 명도 가지고 있습니다. 말 그대로 부러진 뼈를 이어주는 약재라지요. 

 

같은 나무를 보면서도 동양과 서양의 쓰임새나 시각이 다른 것도 책을 보는 재미 중 하나입니다. 이 책의 저자가 독일인이다 보니 서양의 상징이나 쓰임새에 대해서는 잘 설명되어 있지만, 동양적 시각은 거의 없다는 게 약간의 아쉬움이랄까요. 물론 예외로 연꽃 편 같은 내용도 있긴 합니다. 

 

 

 

사실 다른 것도 그렇지만 식물 분야는 워낙 방대해서 아쉬운 건 그저 아쉬운 것일 뿐이지요.

 

가격 대비 가성비 짱!

페이지 대비 지식의 가성비는 짱짱!

 

꽃과 나무에 관심이 있으신 분이라면 한번쯤 읽어 보시길 권장드려요.

읽어 보시면 단 몇 페이지만으로도 얘가 소장각이라는 것을 아시게 되겠지만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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